Art Gallery NSW, Australia
호주 시드니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 중 하나인 Art Gallery NSW (New South Wales)에 다녀왔습니다. New South Wales주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으로
시드니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오페라하우스나 로열 보태닉 가든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옹기종기 모여있어 걸어서 다니기 편한곳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운영시간은 일년 내내 방문객들에게 열려 있어 다양한 컬렉션과 전시회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다만 오후 5시가 되면 문을 닫기 때문에 충분히 시간을 갖고 방문하시는게 좋겠습니다. 일반 관람의 경우는 무료인데, 해외 방문객의 경우 입장할 때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물으면 답해주면 됩니다.
아래 지도를 보면 북쪽 건물과 남쪽 건물로 나뉘어져 있는데, 북쪽건물에는 최근 작가들의 현대작품 위주로 전시되어 있고, 남쪽건물에는 고전적(?)인 작품들 위주로 전시되어 있으니 취향에 따라 관람하시면 됩니다.
북쪽 건물부터 관람을 시작해 볼까요?
현대 작가들의 작품들 중에 눈에 띄는 작품들을 찍어 봤습니다.
아래 작품은 흑백 사진의 뒷편에서 빛이 나오는 방식의 작품인데, LCD화면과는 다른 느낌을 줍니다.
가운데 위치한 등이 실제로 빛을 내고 있고, 전체적으로 작품을 은은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아마도 흑백의 작품의 뒷편에 빛을 내는 장치를 한것 같습니다. 작품 설명을 읽어보니 가운데 있는 남자는 식사를 마치고 하모니카를 연주하고 있는데, 오른쪽의 여자가 몸을 앞으로 기댄채 그 음악을 감상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남자는 이미 식사를 모두 마친것에 비해 여인은 음식에 손도 대지 않은 채 음악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북쪽 건물은 입구가 1층이고 지하로 내려가면서 작품을 감상하는 방식인데 상당히 특이했습니다. 창 너머로 Finger Wharf에 정박하고 있는 요트와 군함들이 보입니다. 마치 상자를 겹쳐놓은 형태로 건물의 뼈대를 만들고 그 겉을 유리로 포장한 듯한 모양을 가지고 있는데 건축학적 상상력이 대단합니다. 이 공간 안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상당히 즐거워집니다.
그중에서 저의 관심을 끌었던 작품이 두개가 있었는데요, 첫번째는 지하2층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이었는데요, 미래의 어떤 도시를 거꾸로 보는듯한 느낌의 작품이었습니다. 마치 우리가 하늘에서 어떤 도시를 조망하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작가의 상상력이 대단하네요.
두 번째 저의 관심을 끌었던 작품은 북쪽 건물의 가장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던 "The tank"라는 작품이 있었는데요, 입구에서 친절한 아저씨가 어두우니 조심하라는 조언과 함께 입장객 숫자를 조절하고 있었습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설치작품(또는 크리쳐)이 있는데, 완전한 어두움 가운데에서 움직이는 조명이 마치 이 작품들이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기괴하고도 약간은 공포스러운 느낌의 작품들이었습니다. 자세히 보면 광물과 생명체가 기괴하게 섞여 있는 듯한 모습인데, 어둠속에서 그 기괴한 모습을 공룡처럼, 기계생명체 또는 괴물처럼 상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이쯤 북쪽 건물을 마무리하고 남쪽 건물로 이동하시죠.
북쪽 건물에 비해 고전적인 작품들을 전시하는 곳이라선지 이오닉 양식의 신전기둥으로 장식된 모습의 건물입니다.
내부에 들어서면 성베드로 성당 박물관을 연상하게 하는 돔 (실제로는 돔은 아니고) 양식의 홀이 우리를 맞아줍니다.
이곳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곳은 붉은색 벽으로 치장된 룸이었는데, Frederic Leighton 과 Lawrence Alma-Tadema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 한 가운데에 시바여왕이 솔로몬 왕을 만나는 장면을 묘사한 작품이 있는데, 그 스케일이 대단합니다.
솔로몬의 부와 지혜에 대해 들은 시바여왕은 예루살렘에 와서 그에게 '어려운 문제'를 통해 그의 지혜를 시험해 보고자 찾아갔지만, 그녀는 솔로몬의 지혜와 능력에 압도되었습니다. 시바여왕은 그를 만나기 위해 수 많은 신하와 금, 보석, 향신료를 선물을 가져와 그에게 바치는 장면 입니다. 솔로몬의 뒷편으로 많은 시중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있고, 그의 궁전에는 진귀한 동물(공작새)들을 돌보는 시중이 보입니다.
한 나라의 여왕인 시바가 솔로몬의 지혜를 얻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예루살렘까지 수 많은 신하와 선물을 가지고 왔다는 이야기는 이정도의 대작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이야기 입니다.
아마도 상상이었겠지만 전설로 내려오는 미인을 표현하는 방식이 흥미롭습니다. 아래는 전설속의 이집트 여왕인 클레오파트라 입니다.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더 낮았더라면 세계의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다" 라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으로 알려진 분.
Lawrence Alma Tadema의 낭만적인 작품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 방의 작품들은 한 사람이 기증한것으로 본것 같은데 그의 낭만적인 취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여인을 표현하는데 있어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작품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아치형 천장과 기둥 장식이 돋보였던 미술관 입구. 천장은 자연광 같지만 자연광을 본뜬 디자인이고 날씨와 상관 없이 내부를 밝혀줍니다. 최근 인테리어의 유행하는 양식이기도 하죠.
시바여왕의 알현의 작가였던 Frederic Leighton의 조각 작품이 미술관의 입구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돔형 천장과 반구형으로 강조되어 있는 입구는 정교하게 짜 맞춰진 석재로 쌓아올려져 있습니다. 이오닉 양식의 기둥장식과 돔에 표현된 네모난 장식은 바닥에서 반사되는 빛에 부드러운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꾸미지 않은 화려함을 더합니다.
작품에 빠져서 한참 구경하다가 어느새 폐장시간이 되어 버려서 아쉽게도 나올 수 밖에 없었네요. 아쉬웠지만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멋진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어서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